앙드레 코스톨라니(Andre Kostolany, 1906~1999)의 저자가 93살이 되던 해 쓴 마지막 저서이다. 인생의 마지막 순간까지도 투자가로서 그가 살아온 삶을 담담히 되돌아 본다는 것은 참으로 대단하다. 대공황, 세계대전, 냉전 등의 격변기를 겪으면서 그는 부동산보다는 주로 증권, 채권, 선물 등 동산에 투자를 하고 성공 포트폴리오를 쌓았다. 모아 놓은 자산이 많지 않은 40대후반 월급쟁이로서 그 처럼 큰 돈을 굴릴 수도, 직접 투자를 할 시간도 없다.그렇지만 내 자신, 이제 마지막이라고 생각하는 현직장에서 앞으로 일할 수 있는 시기는 최대 10년 남짓이다. 아이들이 스스로 자립하여 경제활동을 할 때까지는 역시 10년은 필요할 것이다.따라서 앞으로 10년, 내 노후까지도 고려한 일정 규모의 자..
벗들과 이런 저런 이야기 하다 철학, 역사, 문학, 예술 등 관심 분야에 대해 주제토론을 해보자고 의기투합하여 9월부터 격주 주말에 화상채팅으로 진행하기로 했다. 처음엔 철학에 관심있는 미국 사는 친구의 의견에 호응해서 가볍게 이야기 하다 결국은 일이 좀 커진듯 하다. 내가 두번째 미팅 토론주제(니체의 삶과 철학)를 맡게 된 것도 그렇고. 첫 토론주제는 플로리다에 사는 대학교수인 친구가 영화 '신과 함께'를 소재로 관련 주제의 발제를 하기로 했고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1) 염라대왕, 성주신 등으로 나타나는 토속신앙(샤머니즘, 토테미즘)이 자신의 가치관 형성에 끼친 영향은? 2) 신과 함께의 1편 (죄와 벌), 2편 (인과 연)은 Karma (What goes around comes around, 미소..
조나선 스위프트 지음, 이혜수 옮김(을유문화사) 지난 달 과천 책모임에서 발제한 책이 완역본이다. 그런데, 바로 일주일 후 친구가 번역한 책이 을유문화사에서 나왔다. 18세기 영문학(영소설) 전공 학자가 제대로 옮긴 것이라 더욱 뜻이 깊다. "세계의 여러 외딴 나라로의 여행기. 네 개의 이야기. 우선 외과 의사이자 여러 배의 선장인 레뮤엘 걸리버 지음” (Travels into Several Remote Nations of the World. In Four Parts. By Lemuel Gulliver, First a Surgeon, and then a Captain of Several Ships) 이란 긴 제목의 이 소설은 다음과 같이 세간에 언급되기도 한다. 아일랜드 작가이자 성직자가 쓴 풍자적 산문..
남무성의 만화로 보는 록의 역사 (1, 2, 3) 최초의 재즈 단행본 만화 (Jazz It Up)으로 잘 알려진 재즈비평가 남무성의 또 다른 만화 단행본이다.락의 역사를 위트와 유머를 곁들여 세 권의 만화책으로 엮었다. 락에 대해 체계적으로 듣거나 즐기지 못했던 나로서는 재즈와 블루스, 그리고 컨트리 까지, 우리가 락의 역사를 볼때 그 원류가 무엇인지 다시 생각해 볼 수 있어 참신했다. 1950년대부터 21세기 현재 까지 너무나도 많은 뮤지션들이 등장하여 그 이름을 기억하기도 만만치 않았지만, 뮤지션 사이의 인연과 뒷이야기, 한 뮤지션이 여러 밴드를 거치면서 인적교류의 풀(pool)이 좁은 듯 넓은 듯 흥미롭기도 했다. 예를 들어 내겐 의 포크 감성이 물씬 풍기는 뮤지션으로 알려진 에릭 클랩튼을 보면, ..
유시민 작가의 신작 '역사의 역사(History of writing History)'를 읽다. '역사 서술의 역사'라는 영문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동서고금의 대표적인 역사가들과 그 역사서를 소개하고 있다. 헤로도토스 , 투키디데스 사마천 이븐 할둔 레오폴트 폰 랑케 , 카를 마르크스 프랜시스 후쿠야마 박은식 , , 신채호 , 백남운 에드워드 H.카 오스발트 A. G. 슈펭글러 아널드 J. 토인비 새무얼 헌팅턴 제러드 다이아몬드 유발 하라리 부끄럽게도 내가 제대로 읽은 책은 이 중 두 세권에 불과하다. 역사에 대한 관심이 없었던 것은 아닌데, 하나 같이 감히 엄두가 나지 않는 책들이었던 것 같다. 지난 몇 년 간 지역의 지인들과 한달에 한 번씩 책모임을 해 오고 있는데, 책모임의 출발도 '우리의 근현대 ..
4개월 전 우리 집에 새 식구가 생겼다. '대추' 그 후 나는 '비자발적인 아침형 인간'으로 거듭나게 되었고, 덕분에 나의 아침 잠과 저녁의 소소한 일탈의 기회는 거의 소멸되었다. '움직이는 솜뭉치' 처럼 집안을 털투성이로 만든 '대추'는 에너지가 넘치는 것과 함께 집안에서 키우기 여간 까다롭지 않은 그런 악명이 자자한 '웰시 코기(Welsh corgi)' 견종이다. 대학 2학년때부터 17년간 키웠던 '레오(견종: 닥스 훈트)'를 영원히 떠나 보낸 후, 분가 이후론 처음으로 반려견을 맞이하게 된 것이다. 아이들도 좋아하니 눈 딱 감고 입양한 녀석인데, 역시나 그 뒷감당은 온전히 내 몫이 되었다. 그래도 이 귀염말썽둥이 세째 녀석 덕분에 집 분위기는 한층 밝아진 것 또한 사실이다. 그런 어느 날, 회사 일..
色彩を持たない多崎つくると, 彼の巡礼の年 Colorless Tsukuru Tazaki and His Years of Pilgrimage “그 일이 일어난 것은 대학교 2학년 여름 방학이었다. 그리고 그 여름을 경계로 다자키 쓰쿠루의 인생은 이전과는 완전히 달라지고 말았다.” 불과 20년의 삶을 살다 죽음의 문턱까지 갔다오게 한 고교시절 고향 나고야의 절친들과의 결별-정확히 말하자면 결별을 통보받음-을 통해 주인공은 약 반년이 넘는 긴 고통의 시간을 보내게 된다. 그리고 새로운 그로 태어난다. 이 소설을 몇 가지 점에서 독특하고 상징적인 소재를 일관되게 보여주고 있다. 첫번째는 색채(color) 이다. 그가 고교시절 함께 했던 절친들은 모두 이름에 색채를 의미하는 글자가 있었다. 아오(青), 아카(赤), 구..
다카노 가즈아키 장편소설 . 일본, 미국, 그리고 내전의 한 복판 아프리카 콩고를 넘나드는 스케일이 우선 눈을 끈다. 그래서 책을 읽으면서 든 첫번째 생각은 영화로 만들어 본다면 어떨까 였다. 물론 벌써 헐리웃에서 판권을 샀을지도 모른다. 이 소설은 번즈(미국 대통령)가 일일 브리핑에서 다음과 같은 뜻밖의 보고를 받으면서 시작된다. 콩고 민주 공화국 동부의 열대 우림에 신종 생물 출현. 이 생물리 번식하게 될 경우, 미국 국가 안전 보장에 중대한 위협이 될 뿐만 아니라 전 인류 멸망이라는 위험으로 번질 가능성이 있다. 또한 이 사태는 1977년에 슈나이더 연구소가 제출한 에서 이미 경고되었다. 이어 배경은 이라크 바그다드. 전쟁은 끝났지만 아직 자폭 테러가 일상이 된 곳에서 정치 이데올로기란 표면적 명분..
이 나라에 과연 진정한 '보수'가 있는가? 김산(장지락)의 을 읽고 좌익에 대해 생각해 보면서 이런 궁금증이 다시금 들었다. 이른바 '태극기부대'나 지금의 '제1야당'은 엄밀히 말하면 '극우'에 가까운 부류라 본다면, '보수', '우익'은 그럼 누구일까 하는 궁금증에 대해 이 책 은 어느정도 설명을 해주고 있다. 이승만계열의 이른바 친미 독립운동가 그룹, 약산 김원봉과 의열단 계열의 좌익 혁명주의자 독립운동가 그룹, 그리고 만주군관학교 출신 박정희 같은 친일파 그룹 등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상식 차원에서의 지식이 있었다면, 이 책에서 말하고자 하는 것은적어도 남한 단독 정부가 수립되고 현재까지 이어지는 현대사의 흐름속에서 '학병세대와 우익'의 역할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해방후 남과 북이 각자 ..
조선인 혁명가 김산의 불꽃 같은 삶 헬렌(님 웨일즈의 본명)이 죽음을 무릅쓰고 장제스 국민당 군대의 포위망을 뚫고 옌안으로 김산을 찾아가지 않았다면 1937년 '김산'과의 만남은 없었을 것이고, 우리가 지금 이 혁명가의 귀중한 자산을 읽을 기회를 얻지 못했을 것이라는 이영희선생님의 말씀처럼 그와의 만남은 내게도 실로 '우연'이었다. 한달에 한 번씩 동네 책읽기 모임을 시작하고 처음 선택한 주제를 우리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독립운동가와 그 가족들의 이야기로 정했는데, 주로 압록강과 두만강을 건너 중국으로 건너간 이들이었고 그 중 많은 분들이 사회주의사상을 갖고 있었던 것은 우연이 아니었을 것이다. , , 등 몇 권의 '자서(自書)' 관련 서적을 먼저 구해 읽었다. 그리고 김원봉의 항일투쟁 암살보고서을 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