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맘먹고 큰 비용을 들여 윤태호작가의 9권 완간세트를 구입했다. TV 드라마로 만들어져서 상영되고 있다는 얘길 들었지만, 집에 TV가 없는 관계로 볼 수 없었고, 대신 원작 웹툰을 책으로 만든 게 있다해서 보게 된 것이다. 큰 딸아이가 웹툰을 좋아 하지만, 따로 나는 이런 종류의 컨텐츠를 거의 접해볼 생각을 하지 않다가 이 작품을 접하곤 큰 아이의 취미에 대해서도 보다 넓은 마음으로 바라볼 수 있게 된 계기가 된 것도 사실이다. 프로바둑기사를 꿈꾸다 고졸 출신으로 굴지의 종합상사에 2년제 계약직 사원으로 들어간 장그래가 겪는 에피소드들이 내겐 결코 낯설지 않았다. 나도 대학 4학년때 인턴을 경험해 보았고, 19년 직장생활을 거의 수출입업무(무역)에 대한 경력으로 쌓아 왔기에 이 만화의 배경이 너무 사실..
이 책을 읽다보면 저자 켈시 티어먼의 발로 취재한 현장의 생생한 느낌이 전해진다. 스타벅스 커피를 마시다 알고 싶던 콜롬비아 커피 생두 산지에 대한 궁금증을 스스로 찾아나서는 여정으로 이 이야기는 시작된다. 콜롬비아 시에라네바다 산맥의 아루아코 인디언들의 삶을 통해 '땅에 준 것보다 더 많이 가져가는 법이 없는' 그들의 모습과 우리의 삶을 반추해 보면 성장과 팽창보다는 보존과 지속이 더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을 수 있다. 코스타리카의 바나나노동자들과 유나이티드 프루트(현재 Dole) 같은 다국적기업의 불평등한 착취의 역사, 콜롬비아 노동자 파업 시 '바나나 대학살', 그로 미셸의 멸종과 캐번디쉬 바나나의 등장, 그리고 파나마병 등 우리가 가장 흔히 접하는 과일인 바나나의 이면에 드리운 검은 그림자를 보았다..
대한민국 건국이래 최초로 국가에 의해 해산된 통합진보당. 이정희 전대표가 펴낸 는 채 발의도 되지 못해 알려지지도 않고 묻혀버렸던 11개의 아까운 정책들을 우리들에게 소개해 주고 있습니다. 1. 기업살인처벌법 (노동자의 안전) 2. 노동관계법 (비정규직 문제 해결) 3. 국민기초식량보장법 (농업 존중) 4. 물,전기,가스 무상공급제 (인간 답게 살 권리) 5. 종편퇴출법 (중립을 잃은 언론) 6. 국정원해체법 (민주주의를 위해) 7. 통상절차법 (국회 조약체결 동의권) 8. 4대강 복원법 (자연과 공존) 9. 대체복무법 (분단 현실 극복) 10. 차별금지법 (분열 극복) 11. 국민참여예산제, 국민소환법 (국민 참여, 국민 주권) 하나하나 현실세계에서 실현만 된다면, 보다 인간답게 사는 세상을 만들어 볼..
TV프로그램에서 우연히 흥미롭게 본 가 책으로 엮여져 나왔다. 요즘 뒤늦게(?) 영어배우기에 열심인 두 아이 - 고1과 초5 - 에게 모두 적합한 책인 듯. 외국어 학습법에는 왕도가 없다. 그러나 보다 효과적으로 익히는 방법은 있을 수 있다. 평소 왠만한 의사소통은 기본동사 중심으로 말로 표현하고 문장을 쓸 수 있다고 알고 있었고, 나 역시 고교때 이런 공부법으로 이른 바 동사숙어표현과 작문 실력을 잘 쌓을 수 있었다. be, do, have, get, make, turn, take 등 가장 기본이 되면서 여러 의미로 두루 쓰일 수 있는 동사를 잘 활용할 수 있도록 익히면, 문장의 뼈대가 튼튼해 지며 결과적으로 말하기와 글쓰기는 자연히 따라올 수 있다. 물론 동사와 연관된 문법 - 시제, 현재완료(hav..
Preface to Lyrical Ballads William Wordsworth (1800) THE FIRST volume of these Poems has already been submitted to general perusal. It was published, as an experiment, which, I hoped, might be of some use to ascertain, how far, by fitting to metrical arrangement a selection of the real language of men in a state of vivid sensation, that sort of pleasure and that quantity of pleasure may be impar..
실사든 애니메이션이든 근래 본 영화 중 가장 감동적이고 완성도 높은 작품의 하나로 꼽을만 하다. 가족으로부터 잊혀지지 않는다는 것이란... 이심전심이랄까 헥터의 마음이 곧 나의 마음 같았다. 눈물이 났다. 둘째 하고만 같이 봤는데, 둘째는 벌써부터 엄마와 언니와 같이 다시 한 번 더 보자고 한다. 슬쩍 곁눈질로 봤는데, 녀석의 눈가도 촉촉하다. 미겔과 헥터, 그리고 그들의 가족애를 보면서 무엇이 우리에게 가장 소중한 것인가 다시 생각해 본다. '생로병사'. 인간이라면 누구도 피해갈 수 없는 것이다. 그러나 얼굴의 주름이 세월의 흐름을 말해주는 할머니도 아빠와의 추억을 떠올릴 때면 다시 그 시절 3~4살 응석받이 아이로 돌아간다. 나는 우리 아이들에게 가족에게 어떤 사람으로 기억될 것일 지... “리멤버 ..
'서태지와 아이들'의 등장이 화제가 되었던 1992년 그 해 여름.난 대학 4학년 1학기를 휴학한 뒤, 모처럼 내게도 많은 시간이 주어졌다. 틈틈이 과외가 아닌 일용직 아르바이트도 해서 용돈벌이도 하고, 2종보통 - 당시는 수동(스틱) 면허만 있었다 - 운전면허증도 딴 후 딱 3주 뒤, 만 23살 생일을 지낸 3일 후, 어느 초복 무렵 군에 입대하게 된다. 그런데 내가 들어간 곳이 좀 특수한 부대라 일과후엔 2인 1실의 기숙사와 같은 숙소에서 개인 별 자유시간이 주어졌고, 당시 보기 드물게 주5일 근무라는 혜택도 누릴 수 있었다. 덕분에 여가시간에는 평소 좋아하는 영화를 부대내 극장에서 원없이 볼 수 있었고, 전공의 부담없이 책도 이것 저것 많이 접하게 되었다. 그 중 기억에 남는 책 하나가 김현 선생님..
문닫을 시간이 다되어 들른 과학전문서점 에서 사장님(교수님이 아직 더 적절할 듯)과 이런 저런 얘기 나누다 한 권 고른 책, . 저자 제임스 글릭의 2011년작인데, 요즘 살짝 관심을 두고 있는 '빅히스토리' 관련 책이라 잠시 살펴보고 선택했다. 그런데 사장님은 본인이 미디어 인터뷰서 추천해서 그런지 벌써 10부 다 나갔다며 다시 주문 넣어야 겠단다. 내가 책 보는 안목이 있다고 미소와 함께 과분한 덕담까지 하신다. 다음엔 아이들과 함께 온다 하니 학생들에게 추천할 만한 책도 좀 더 갖추겠다 하니 고맙다. 문득 내가 이런 아담하면서 거실 처럼 편안한 책방의 주인이면 어떨까 싶다. 지인이나 손님과 가끔 와인, 맥주 한잔 하며 책과 세상 얘기도 나누고 하면서... 나이듦의 삶도 이렇게 멋있을 수 있구나! A..
예전 엑스맨에서 불사신의 좌충우돌하는 청년이 더 이상 아니다. 병약한 육신과 더 이상 잃을 것 없다는 사실감.로건(울버린)에게서 문득 내 모습을 본다. 모처럼 몰입해서 본 좋은 작품이다. R등급을 받을 만큼 잔혹한 폭력성이 강하나 거기서 오히려 처연함이 자연스레 묻어난다. He is no more a pheonix-like youngman without hesitation.Illness and hopelessness. He reminds me of who I am. Too much violence. But what an extremely sad & beautiful masterpiece it is! 2017. 3. 1
두렵지 않은 척하지는 않겠다. 하지만 내가 무엇보다 강하게 느끼는 감정은 고마움이다. 나는 사랑했고, 사랑받았다. 남들에게 많은 것을 받았고, 나도 조금쯤은 돌려주었다. 나는 읽고, 여행하고, 생각하고, 썼다. 세상과의 교제를 즐겼다. 특히 작가들과 독자들과의 특별한 교제를 즐겼다. 무엇보다 나는 이 아름다운 행성에서 지각 있는 존재이자 생각하는 동물로 살았다. 그것은 그 자체만으로도 엄청난 특권이자 모험이었다.I cannot pretend I am without fear. But my predominant feeling is one of gratitude. I have loved and been loved; I have been given much and I have given something in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