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적을 지워드립니다 마에카와 호마레 지음, 이수은 옮김 / 라곰 이 소설을 듣자마자 생각나는 책이 한 권 있습니다. 김완 , 3년 전 쯤 읽었던 에세이였는데, 이런 직업도 있구나 싶었던 책으로 기억합니다. 2017년, 삶의 가장 밑바닥에 떨어졌던 시절이었습니다. 암흑과 같았던 그때 유일한 안식처가 된 것이 책읽기 였고, 거의 매일 책을 읽어나갔습니다. 그렇게 읽었던 책 중에 당연히 ‘죽음’이란 소재를 다룬 책들도 몇 권 있었죠. 셀리 케이건 , 김완 , 케이티 엥겔하트 등등. 삶과 죽음은 샴 쌍둥이 같습니다. 태어나면서 떼어낼 수 없는 그런 관계죠. 인간 존재의 아이러니는 늘 죽음을 등에 지고 살아간다는 것입니다. 무릇 생명이 있는 존재라면 죽음을 맞을 수밖에 없고, 그 사실에 누구도 예외가 없습니다. ..
이 책은 한국 (농업)경제학, 통계학의 기초를 세운 고 김준보교수의 논문을 바탕으로 조선 개항이후 식민지 조선의 역사를 경제사적 관점으로 정리한 책인데, 저자 김석원교수(경영학)는 그의 손자이다. 할아버지의 사료를 바탕으로 손자가 책을 펴낸 이유는 에필로그에 잘 드러나 있다. “일본이 조선을 근대화시켰다는 논리는 원래 일본 학자들이 식민 지배를 정당화하기 위해 사용한 것이다. 그것이 '과학적 방법'을 썼다는 미명하에 식민 지배를 받았던 한국에서 유행하는 것은 아무리 생각해도 납득이 어려웠다.” 282p 에필로그 중에서 아직까지도 식민주의 사관이 버젓이 역사학회와 그것을 추종하는 자들에 의해 객관적이고 논리적이라는 정당화의 포장을 입고 결과에 대한 원인과 과정을 미화하고 있는 것이 작금의 현실이다. 이에 ..
라는 기상천외한 단편을 접하고, 김학찬이란 작가를 수소문하다 또 다른 재밌는 장편을 만나게 되었다. 6회 창비장편소설상을 수상한 란 작품이다. 추운 겨울 특히 생각나는 간식거리로 ‘미니잉어빵’을 점심산책길에 덕성여중고 골목의 단골가게에서 즐겨먹는 내겐 이 소설은 천생연분 같은 인연이다. 소설은 붕어빵의 명인(달인?) 아버지를 둔 이십대 후반 청년의 고군분투 타꼬야끼 명장되기 이야기가 중심축을 이루는데, 다음과 같이 그 문을 연다. 요즘 세상에 가업을 물려받는 일은 흔치 않다. 아버지가 무슨 회장님쯤 된다면 모를까. 가업이란 아무나 이을 수 없는 귀하디귀한 것이다. 어디 가서 “가업을 물려받을 계획이야”라고 말하면 나를 보는 사람들의 눈빛이 달라졌다. -알라딘 eBook (김학찬 지음) 중에서 가업을 잇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