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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민적 글쓰기>
그의 글은 처음이다.
'열등감에서 자신감으로, 삶을 바꾼 쓰기의 힘!'이란 부제처럼 내게도 '지속가능한 삶을 위한 읽기와 쓰기'의 힘이 필요하다.
그는 프롤로그에서 이렇게 말한다.
"안타깝게도 세상은 말없는 사람에게 관대하지 않았다."
그렇다. 세상은 그런 것이다. 시끄럽게 말도 안되는 소리를 짖어대는 자들에게는 헐리웃 액션이라도 해야 하고 - 그것이 특히 공권력 이라면 - 조용히 묵묵히 자기 할 일 하는 이들에게는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다. 가만히 있지 말고 뭐라 요구하고 또 행동하는 게 남는 장사인 것이다. 물론 저자는 세상과 소통하는 방법으로 말 대신 펜을 들었다.
저자는 조지 오웰의 <나는 왜 쓰는가>에서 글을 쓰는 네 가지 동기를 인용한다.
첫째는 순전한 이기심(자신을 돋보이게 하는 것), 둘째는 미학적 열정(내가 본 것의 아름다움을 표현하는 것), 셋째는 역사적 충동(진실을 파헤쳐 후세에게 알리기 위해 기록 하는 것), 넷째는 정치성(타인과 공감하면서 세상에 영향을 미치기 위해 글을 씀)이다. 이 중 저자는 네 번째 이유인 '정치성'에 가깝다고 한다. 그럼 나는 무엇때문에 글을 쓰려고 하는 것일까?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욕심일 수도 있겠지만, 내겐 네 가지 이유가 다 있다. 그래도 굳이 하나만 꼽으라면, 나도 '정치성' 때문이 아닌가 싶다.
'타인과 공감하면서 세상에 영향을 미치기'란 결국 글쓰기의 행위가 내 개인적인 목적만이 아니라 사람과 그리고 세상과 소통하기 위한 목적때문이라고 본다.
저자는 자신의 열등감을 글을 잘 쓰는 것으로 만회하려는 욕구가 강했고 덕분에 소수의 지인들에게서 글 잘쓴다는 이야기도 들었다. 그러나 그것은 진정성이 담긴 글이라기 보다는 겉멋이 든 포장의 글이었고, 결국 <소설마테우스>란 짜집기식 단행본 출간과 시의적절하지 않은 신문연재칼럼이란 실패로 귀결되었고 그 후 몇 년간 그 얘기대로 '글쓰기 지옥훈련'을 하게된 계기가 되었다. 지금은 없어진 블로그에서 그리고 독서와 글쓰기 달인들이 득시글 하는 알라딘 책방 블로그에서 그만의 꾸준한 글쓰기 - 하루 2편씩 매일 글쓰기 - 를 통해 글쓰기의 달인으로 거듭나게 된다.
나도 언젠가 내 이름으로 된 책을 내고 싶은 마음이 있다. 그래서 내가 관심을 갖는 책읽기, 영화보기, 그리고 공정무역(Fair trade)에 대해 기회가 되는대로 블로그에 글을 써 보고 있다. 알라딘 서재(상선약수)도 2013년 시작했지만, 그 동안 제대로 활동을 한 것 같지 않아 개인블로그와 알라딘서재블로그를 어떻게 운영해야 할지 다시 고민이 되는 지점이다. 이왕 시작했으니 알라딘서 책을 사고 읽게 되면 작게라도 100자평 글이라도 쓰는 것을 원칙으로 해야 겠다. 티스토리 글쓰기(행복한 책방)도 김민식PD의 영향을 받은 것이 사실이지만 그 처럼 규칙적으로 매일 새벽 글을 올리는 것은 언감생심 엄두를 못내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두 사람 모두의 공통점은 꾸준함 이다. 쉽지는 않겠지만 이 점이 내가 본받아야 할 가장 기본이 되는 지점이다.
서민작가는 - 그의 본업은 기생충학자 이지만 내게는 글쓰는 사람으로 더 가깝기 때문에 작가라 한다 - 많이 읽고, 멋내지 않되 반어법이나 풍자, 그리고 솔직함으로 글을 쓰게 되면서 글이 잘 써지게 됨을 터득했다고 한다. 어떻게 글의 시작(기)을 하고, 허리(승-전)를 튼튼히 하고, 마무리(결)의 여운이 오래가게 하는 지 본인과 다른 이의 적절한 예를 들어 알기 쉽게 설명한다.
반어법으로 돌려까기의 백미인 '윤창중은 그럴 사람이 아니다'(163~166쪽)와 '대통령의 실수, 오 주어'(210~211쪽)란 글은 서민작가가 지향하는 글의 방식과 그의 재기 넘치는 글솜씨를 만끽할 수 있는 재미있고 좋은 글로 여러번 곱씹어 읽을 가치가 있다.
글은 정직하다.
많이 읽고, 생각하고, (독자들과 공감하면서) 꾸준히 쓰면 된다.
그런데 이것을 실천하는 사람들은 많지 않다. 나를 포함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