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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단단한 벽과 깨지는 알이 있다면 나는 늘 알의 편에 서겠다. "
"Between high solid wall and an egg (that) breaks against it, I'll always stand on the side of the egg."
https://www.facebook.com/artculture4u/videos/1525674277511183/
예루살렘 상 수상을 위해 이스라엘을 방문해서 수상소감으로 그는 이렇게 말했다. 무라카미 하루키. 마라톤과 여행 매니아 라는 정도 외 그에 대해 잘 모르지만 나름 자기 철학있고 괜찮은 사람이다.
48년 나라를 빼앗긴 후, 줄곧 고통받고 있는 팔레스타인의 우리 공정무역(Fair Trade) 올리브오일과 아몬드 생산자들의 삶을 위해 좀 더 분발해야 겠다.
20여년 전 <상실의 시대;노르웨이숲>을 읽고는 관심을 두지 않다 모처럼 그의 최신작 <기사단장 죽이기>(1,2)를 읽었는데, 그와 다시 조우한 것이 우연인가 필연인가? 1168쪽에 이르는 장편이지만, 주인공의 처지와 성격 등에 대한 감정이입때문인지, 초상화가라는 미술이란 소재때문인지, 아님 일본의 2차대전 전후 부끄러운 역사에 대한 작가의 반성이 느껴진 것인지 정말 단숨에 읽어버렸다.
현실과 상상을 넘나드는 설정과 이야기, 주인공의 상황에 묘하게 몰입하게 되는 나, 2차 세계대전 유럽의 현실과 그 속에서 한 일본인 화가의 중첩, 현세와 내세 같은 시간과 공간을 비트는 구조, 다소 외떨어지고 폐쇄된 듯 한 공간 설정과 등장인물의 개성과의 묘한 동질감 등등 한 마디로 여러 색깔로 읽힐 수 있는 흥미로운 작품이었다.
환상과 마술적 리얼리즘은 중남미 작가와 폴 오스터의 전유물로 알았는데, 미국의 폴 오스터가 즐겨쓰는 작법과 비슷한 듯 다른 하루키의 장편소설이다. 다른 작품들을 읽어보지 못했으니 이 책만으로 판단하기는 어렵겠지만.
2권 중반 하데스와 같은 공간에 같힌 주인공의 심정처럼 잠시 그 대목에서 나도 숨이 막히고 호흡이 다소 느려졌던 것은 왜일까? 호흡의 완급이 뛰어난 1권에 비해 2권의 흐름이 좀 늘어지고 난해한 느낌이 들었다. 하지만, 여러모로 다음 작품도 기대되는 작가이다. 특히 몇 안되는 개념있는 일본 지성인이라 더.
2017.11.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