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여전히 그 정체가 궁금한 작가 듀나. 

이번엔 2010년 동명의 단편소설을 10여년만에 장편소설로 선보인다. 

이야기 구조는 의외로 복잡하지 않다. 미래 태양계와 성간우주를 연결하는 통로로 설정된 '궤도 엘리베이터'를 둘러싼 거대 다국적기업과 해방전선간의 대결이 주요 스토리다.

그렇지만 단순한 SF 스페이스 오디세이류에 머무르지 않는다. 

'웜'(전뇌電腦)을 뇌에 이식 받고, 그 의식(기억)이 공유(또는 조정)된다는 설정이 오시이 마모루의 <공각기동대>와 인형사(人形使)를 떠올리게 한다. 

 

정신과 육체를 어떻게 구분할 수 있는가? 하나인가 둘인가? 

거대한 시스템 속에서 개인의 자유의지란 과연 존재할 수 있는가? 

 

기계의 통제를 받는 대로 그 안에서 그것이 현실인양 살고 있는 - 물론 기계의 에너지원이 되는 소모성 자원임은 꿈에도 모르면서 - 미래 인간 존재에 대한 근본적인 물음을 던진 철학적인 영화 <매트릭스>도 연상이 된다. 물론 후속작들을 통해 당초의 메시지 보다는 SF 초능력물, 우주전쟁물로 변질되어 버린것 같다는 아쉬움이 남는다. 그래서 최근 들려온 매트릭스 4 리부트 소식에 오랜만에 22년전 매트릭스에 환호했던 시절을 소환해 본다.

예전에 흥미롭게 보았던 SF영화들을 연상하게 하는 <평형추>

그렇지만 거대 자본이 국가 권력 이상의 힘을 갖고, 환경을 보전하려는 자와 대결을 하는 테마는 이 시대 신자본주의로 인한 기후위기를 경고하는 메시지를 함의하고 있는 듯 하다. 그러고 보면 최근 넷플릭스 방영으로 화제가 된 한국 최초의 SF스페이스 오딧세이 영화 <승리호>가 지구의 황폐화와 5% 인류만을 위한 화성프로젝트, 지구의 파멸과 구원을 한 몸에 지니고 있는 소녀, 그리고 우주쓰레기를 청소하는 주인공들을 통해 보여주고 싶었던 메시지와도 연결되는 지점이 있다.  

엘리베이터의 마지막은 결국 우주를 향한다. 그것은 평형추 이다. 

결국 인간과 자연, 그 평형(균형)을 유지하기 위한 열쇠는 개개인의 노력 그 이상 이어야만 한다는 상징 같다. 

공지사항
최근에 올라온 글
최근에 달린 댓글
Total
Today
Yesterday
링크
TAG more
«   2024/05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글 보관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