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근후지음 나이를 잊고 지내다 얼마전 반백살에 접어드니 이제 좀 더 나이가 실감나고 그렇게 나이를 의식하게 되니 갑자기 확 늙어버린 느낌이랄까. 이젠 유투버로 거듭나고 있는 동갑내기 god 박준형이 스스로를 '반백살'이라 희화하고 하는 말이 남같지 않았습니다. 그러던 차에 이 책을 접하게 되었습니다. 김민식PD - 이젠 작가라 해야 할까? - 의 블로그를 통해 이 책을 알게 되었고, 저자 이근후박사의 삶을 바라보는 태도가 너무 멋있고 해서 한걸음에 알라딘 책방에서 구매하였죠. 그리고 사갖고 집에 오는 지하철에서 단숨에 읽어내려갔습니다. 그런데 알고 봤더니 천문학자이자 과학저술가이자 동네책방 의 주인인 이명현박사의 아버지가 바로 이근후박사더군요. 역시 부전자전! 80이 다 된 - 6년전 책이니 지금은 여든..
누구나 한번은 들어봤음직하나 대부분은 읽지 않는 다른 고전들처럼 이 책 역시 정치학의 고전으로 일컬어지나 일부 유명한 구절만 알려져 인용되는 정도의 상식을 나 역시 그동안 넘어서지 못했습니다. 역자 신복룡교수는 정치외교학자로서 1978년 을유문화사에서 이 책을 처음 번역출간한 이래 이번이 네번째 개정판이자 그의 생애 마지막 개정판이 될듯하다고 소회를 밝힙니다. 통일국가 이탈리아 이전의 도시국가 시절 15세기말~16세기초 피렌체의 정치철학자이자 관료(외교관)인 니콜로 마키아벨리가 통일국가 이탈리아를 꿈꾸며 메디치가의 군주에게 이 책을 헌정하였다 합니다. 저자 마키아벨리는 이 책을 총 26장으로 구성하고 그리 길지 않은 서간문(편지)체로 이야기를 전개하는 방식을 취합니다. 따라서 헌정받은 독자가 이해하는데는..
저자 마틴 리스(Martin Rees)는 수학을 공부한 천문학자로서 영국 왕립학회 회장을 지냈고 상원의원직도 역임했다. 그의 이력에서 보듯이 ‘정치인’과 ‘과학기술 낙관론자’로서 우리 인류의 미래를 바라보려 한다. 이 책은 우리 인류란 종이 그 동안 지구란 행성에서 누려왔던 기득권들이 위협에 처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다음과 같이 하면서 시작된다. “우리 지구의 나이는 4,500만 세기(45억년)인데 금세기는 하나의 종, 즉 인간이 생물권의 운명을 결정할 수 있는 최초의 시대가 될 것이다.”(P28) 유발 하라리의 를 보면 7만년 전 ‘호모 사피엔스(Homo Sapiens)’란 인류의 종이 인지혁명을 시작한 이래로 줄곧 지배해 왔던 지구란 이 행성의 운명을 이제 다시 우리 손으로 결정해야 할 중차대한 시대가..
김민식작가의 존재를 처음 안 것은 2017년 초 무렵이다. 서점에서 우연히 보게된 (2017)란 책을 통해서다. 대안학교 생활만 6년 하다, 이제 막 공교육 고교생활을 시작한 첫째아이에게 국영수 입시과목위주의 공부가 힘이 부칠때, 이 책이 작은 도움이라도 될까 싶어서 였다. 평소 내가 생각했던 외국어(영어) 공부의 방식과도 공통점이 많았고, 무엇보다 요즘같아선 외국어 배우기가 다소 늦은 시기인 대학시절 독학으로 영어역량을 높여 외대통번역대학원 진학까지도 한 그의 배경이 자신의 (영어)공부방식을 스스로 찾아야 아이에게는 하나의 자극이 될듯 했다. 저자의 이력이 참 독특하다. 그가 자인했듯 적성에 안맞는 이공계전공(광산학과)에다 첫직장(외국계회사의 치과재료영업사원)도 금세 그만두고 어학연수 없이 독학으로 외..
여행의 이유: 김영하 산문 분명 그와 나는 비슷한 시기, 아마도 89년부터 최소 3~4년은 같은 공간(신촌)에 있었을 것이다. 물론 그때는 그의 존재를 전혀 몰랐고, 그렇게 그 시간은 지나갔다. 그리고 캠퍼스를 떠나 사회에 진출해서 그를 처음 접한 것은 99년 여름 무렵이다. 첫 장편소설와 등단작품인 '거울에 대한 명상'이 수록된 첫번째 소설집, 그리고 두번째 소설집 , 이 세권을 한꺼번에 샀고 그렇게 그와 10년만에야 비로서 만나게 되었다. "첨단의 도시적 감수성으로 세기말의 악마주의적 심성을 세련되게 제시한 점에서도 특별한 매력을 지니고 있다." "새로운 세대의 새로운 감수성, 신세대 작가의 기수! 리얼리즘과 판타지를 자유롭게 넘나드는 스펙타클한 상상력!" "간결하고 속도감 있는 문체와 전복적 상상력..
'사피엔스(Sapiens)' 어디서 많이 들어봤던 말이다. 그리고 '호모 사피엔스(Homo Sapiens)'라고 하면, 우리 인류의 직계 조상쯤이라고 하는 상식 정도는 누구나 알 것이다. 어릴적 기억에 집에 백과사전 같은 것이 몇 가지 있었던 것 같은데, 그 중 하나가 육상동물, 바다동물, 곤충 등등을 마치 예전 라는 외국 사진잡지 처럼 정말 실감나게 큰 사진들로 가득 채워진 그런 사진 백과사전 같은 것이었다. 그런데, 그 중 내 눈길을 가장 끌었던 것은 원시인(?)들이 나오는 '인류의 진화' 같은 테마의 사진집(책)이었던 것 같다. 정확히 이야기 하자면 사진이야 이른바 원시인의 두개골이나 뼈를 찍은 것이었고, 나머지는 상상화 그림이었던 것 같다. 누구나 '직립보행'하면 떠오르는 '원숭이(침팬지)'에서 ..
백기완 지난 4월 23일 정동 프란치스코 교육회관 대강당에는 많은 사람들로 붐볐습니다. 백기완선생님은 이 시대의 큰 어른이자 민주화운동의 상징, 그리고 니나(민중)의 예술과 넋살(정신)을 참 우리말로 풀어 이야기하시는 분 입니다. 선생님은 내게 87년 대선때 독자 민중후보로 추대되었으나, 야권(김대중, 김영삼) 대선후보단일화를 호소하며 중도 사퇴를 하던 모습이 어렴풋이 남아 있습니다. 물론 선생님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양김 단일화의 실패로 결과적으로 1/3의 득표율 만으로 군사정권의 노태우가 어부지리 대통령 당선이 되었었죠. 그리고 내가 대학생때인 - 휴학후 군 복무 시절 - 92년 대선, 다시 재야에서 독자 민중후보로 추대되어 완주를 하게 되나, 3당 야합의 민자당 후보 김영삼이 대통령으로 선출됩니다. ..
영화 - 아담 맥케이 - 조지 레이코프 최근 영화 를 보았다. 최근 오스카(아카데미)시상식 각본상(아담 맥케이), 남우주연상 등 후보에 올랐던 영화에다 민주당과 공화당 양당체제의 미국정치라는 소재가 흥미로운 작품이었다. 영화로 2008년 서브프라임모기지로 촉발된 세계금융위기를 재조명했던 아담 맥케이 감독이 두 주연배우 크리스찬 베일, 스티브 카렐과 다시 의기투합해 미국 보수주의 정치가들의 전략 속으로 우리들을 안내한다. 닉슨의 워터게이트와 무기력했던 포드, 신자유주의자 레이건과 부시, 그리고 그 아들 조지 W 부시에 이르기까지 약 30여년의 백악관과 공화당 보수정권의 변천사를 엿보면서 그들의 정치 프레임에 주목하게 된다. 911테러 당시 급박했던 백악관 상황과 그 중심에 있었던 딕 체니 부통령 - 영어로..
위화 오랜만에 중국 현대소설 하나를 추천받아 읽게 되었다. 작가 위화(余華, 1960~)가 1996년 출간한 장편소설 다. 몇년전인가 국내 영화 중에 배우 하정우가 메가폰도 잡은 이라는 영화가 떠올랐는데, 역시 이 작품이 원작이었다. 가벼운 마음으로 책을 집어 들었는데, 간결한 문장과 맛깔스런 대사, 그리고 해학적인 등장인물의 캐릭터에 비해 내용은 그리 가볍지 만은 않았다. 스토리라인은 복잡하지 않다. 허삼관이란 필부가 인생의 고비고비 마다 피를 팔아 삶을 이어가는 이야기다. 배경은 중국 대륙에 마오쩌뚱에 의한 공산주의 정권이 들어선 직후로 보이는데, 당시의 시대상을 보면 노동자나 농민 같은 평범한 다수 민중들은 큰 돈을 벌기 보다는 그 날 그날 노동으로 먹고살 던 시절이다. 당시 피를 팔아 손에 쥐는 ..
그의 글은 처음이다. '열등감에서 자신감으로, 삶을 바꾼 쓰기의 힘!'이란 부제처럼 내게도 '지속가능한 삶을 위한 읽기와 쓰기'의 힘이 필요하다. 그는 프롤로그에서 이렇게 말한다. "안타깝게도 세상은 말없는 사람에게 관대하지 않았다."그렇다. 세상은 그런 것이다. 시끄럽게 말도 안되는 소리를 짖어대는 자들에게는 헐리웃 액션이라도 해야 하고 - 그것이 특히 공권력 이라면 - 조용히 묵묵히 자기 할 일 하는 이들에게는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다. 가만히 있지 말고 뭐라 요구하고 또 행동하는 게 남는 장사인 것이다. 물론 저자는 세상과 소통하는 방법으로 말 대신 펜을 들었다. 저자는 조지 오웰의 에서 글을 쓰는 네 가지 동기를 인용한다. 첫째는 순전한 이기심(자신을 돋보이게 하는 것), 둘째는 미학적 열정(내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