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의 단상, 주로 고시서적 같은 것을 출판했던 법문사에서 지금은 고인이 되신 김진만 교수님의 감수로 나왔는데, 1985년인가 부터 함께 했던 친구와 같은 사전이다. 인터넷에서 우연히 이 사진들을 접하니 오래전 헤어졌던 친구를 다시 만난 듯 반가움이 크다. 요즘은 인터넷이나 스마트폰을 통해 사전을 더 편리하게 접할 수 있는 세상이지만 내겐 이 만한 사전이 없다. 단어 뜻풀이 자체가 훌륭한 예문이라 영작문연습도 되고, 특히 기본동사(do, get, have, take, make, put, turn 등)에 대한 것은 아주 잘 정리되어 있어 왠만한 문법책보다 나았다. 물론 유의어사전(thesaurus)처럼 같은 뜻 단어들도 함께 공부할 수 있어서 많은 도움이 되었던 기억이 난다. 이 사진속 사전보단 상태가 좋..
저자와 주인공의 전공이 영문학이라 자전적이야기 같고 해서 사두었으나, 왠일인지 선뜻 손이 가지 않았던 책이었다. 책을 펼치고 1/4쯤 읽다보니 주인공 빌(윌리엄 스토너)에게 푹빠지게 되어 단숨에 읽게 되었다. 남 같지 않아서... 원전을 느끼고자 영문본도 다시 구했다. 1차대전 발발하고 징집에 응할지에 대해 고민하던 대목도 인상적이었지만, 사이가 좋지 않던 학과장(로맥스) 덕분에 중세르네상스 전공의 고참교수인 주인공이 1학년 작문수업만 내내 맡게 되었을때, 마치 의 키팅 선생처럼 주어진 교재와 수업방식대신 그만의 방식으로 강의를 감행(?)하며 학과장에게 한방 먹이는 장면도 인상적이었다. 아내 이디스와 딸 그레이스와의 관계에선 안타깝고 또 답답하기까지 한것은 남일같지 않았기 때문이다. 40대 중후반의 빌의..
여러 번 봤던 영화지만, 간만에 다시 보아도 멕 라이언과 빌리 크리스탈 케미는 명불허전. 두 배우의 진가를 엿볼 수 있는 깨알같은 대사와 장면들은 몇 번을 다시 보아도 재미있다. 샌드위치 가게에서의 샐리의 실감나는(?) 연기란! 주인공의 친구로 감초역할을 톡톡히 한 두 남녀배우 - 최근 타계한 레아공주, 캐리 피셔의 30대 초반모습도 볼 수 있다. - 모두 그 동안 고인이 되었다. 각본을 쓴 노라 에프런 역시 다시 그녀의 새로운 작품을 볼 수 없는 곳으로 떠났고. 상반된 성격의 해리와 샐리가 각각 감독 롭 라이너와 각본 노라 에프런을 모델로 했다는 것도 흥미를 더해준다. 롭 라이너 감독의 최신 영화 7년전 영화라 최신이라 하긴 좀 그렇지만, 국내서는 뒤늦게 이번에 개봉하니 최신작이라 볼 수도 있다. 의 ..
진화심리학에 관한 서은국 교수의 책 에서 기억에 남는 구절을 몇개 뽑아봤다. 행복은 거창한 관념이 아니라 구체적인 경험이다. Happiness is not a big concept but a concrete experience.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음식을 먹는 것 그것이 바로 행복이다. It's Happiness to eat something with whom we love. '행복한 사람'은 일상에서 긍정적인 정서(기쁨 등)을 남보다 자주 경험하는 사람이다. Happy people are who daily experience positive feelings like pleasure more frequently than others. 행복은 기쁨의 강도가 아니라 빈도다. Happiness is the ..
초판이 2000년에 나왔으니 벌써 17년이 된 김훈작가의 대표수필집이다. 2015년 말쯤 나온 산문집 와 올 초에 읽은 자전적 소설 에 이어 이버엔 우연히 중고서점서 조우한 세 번째 인연이다. 얼마전 문학동네에서 나온 신판보다, 중고책이지만 (절판된) '생각의 나무' 구판의 이 표지디자인이 더 맘에 든다. 더구나 착한 가격에 새로 자전거도 마련했으니 그처럼 길 위로 떠나고 싶다. 내 두 발로 페달을 힘껏 밟으며 달리고 싶다. 1999년 가을 부터 2000년 여름까지 '풍륜(風輪)'을 타고 전국 산천을 다닐때 그의 나이 50을 갓 넘겼었다. 그러니 나도 그리 늦은 것은 아니구나. 한 해 줄곧 타니 늙고 병든 말처럼 되어 새 자전거를 장만했다며, 책머리에서 저자는 다음과 같이 너스레를 떤다. "이 책을 팔아..
"여기 단단한 벽과 깨지는 알이 있다면 나는 늘 알의 편에 서겠다. ""Between high solid wall and an egg (that) breaks against it, I'll always stand on the side of the egg." https://www.facebook.com/artculture4u/videos/1525674277511183/ 예루살렘 상 수상을 위해 이스라엘을 방문해서 수상소감으로 그는 이렇게 말했다. 무라카미 하루키. 마라톤과 여행 매니아 라는 정도 외 그에 대해 잘 모르지만 나름 자기 철학있고 괜찮은 사람이다. 48년 나라를 빼앗긴 후, 줄곧 고통받고 있는 팔레스타인의 우리 공정무역(Fair Trade) 올리브오일과 아몬드 생산자들의 삶을 위해 좀 더 분발해..
That message is simple: When you come to one of the many moments in life where you must give an account of yourself, provide a ledger of what you have been, and done, and meant to the world, do not, I pray, discount that you filled a dying man’s days with a sated joy, a joy unknown to me in all my prior years, a joy that does not hunger for more and more, but rests, satisfied. In this time, righ..
소설 에 서문으로 존 던(John Donne)의 시 한 편이 나온다. 아무도 자신만으로 완전한 섬이 되지는 않는 것이니, 모든 사람이 대륙의 한 조각, 본토의 한 부분이기 때문이라. 한 줌 흙이 바닷물에 씻겨 나간다면, 유럽은 그만큼 더 작아지는 것이리라. 이는 하나의 곶이 씻겨 나가고, 그대의 친구, 그대의 영지가 씻겨 나갈 때에도 마찬가지리라. 나 자신이 이 인류의 한 부분이니, 친구의 죽음은 곧 나의 한 부분이 떨어져 나가는 것이라. 그러니 누구를 위하여 종이 울리는지 알아보려 하지 말라. 그것은 곧 너 자신을 위하여 울리는 것이므로."No man is an island, entire of itself; every man is a piece of the continent, a part of the ..